집 앞 마른 개천에서 구조한 아깽이 형제들

매일 한 챕터

준비하는 자가 되어보자

해리네 2021. 11. 28. 22:53

집값이 어떻고 환경 오염이 어떻고 다들 걱정들이 많은 요즘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경제 상황도 건강도 순조로웠던 적은 별로 없지 않았던가?

늘 경제 상황이 호전되었다거나 환경 오염이 나아지고 있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이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것. 어떤 일이든 틈새는 있고 적절한 방법을 찾아 길을 먼저 선점하는 자들에게 위기는 곧 크나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일을 행하느냐 생각만으로 그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언젠가 티비에서 유명가수가 나와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의 부친이 자신에게 해 주었던 말 중에 작심삼일을 삼 일마다 하면 1년이 된다는 것이었다. 사람들도 머리로는 알고 있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단지 나의 경우 미리 포기하고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기에 여태 아무 결과도 없이 살아왔을 뿐.

평범하게 사는 것은 오히려 쉽지도 간단하지도 않은 일이다. 나이에 맞게 신체와 사고가 성장해야 하고, 경력에 맞는 책임과 권리를 적당하게 균형을 맞출 줄 알아야 하며, 적당한 시기에 결혼으로 가정을 이루고 가장이 되거나, 집안의 구성원으로써 제 몫을 감당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평범함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런 평범함이 과연 성공보다 못하거나 쉬운 일일까?

나는 적지 않은 나이의 사람이다. 특별히 열심히 살지는 않았지만 딱히 게으르게 살아온 것도 아니고 사치를 부려본 적도 없다. 그러나 지금 내 수중에는 극히 빠듯하게 아껴도 내년 1월까지의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도 벅찬 경제력을 가진 중년이 되어있다. 내 소유의 집 한 채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니 평소라면 분명 그 정도의 일로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고, 그만둔 이후 당장 어디라도 취직을 했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구직 생활을 하던 중 잠시 멈춰보고 싶어졌다. 이 나이에 특별한 기술도 재산도 없이 앞날을 생각하면 막막한 지경이었지만 어차피 아등바등 고민하고 살아봐야 결과는 취직해서 아등바등 사는 것을 되풀이하는 것뿐이니 그 시간을 잠시 미루고 조금 쉬고 싶었다. 그리고 쥐꼬리만한 퇴직금을 생활비를 믿고 2~3개월 동안 쉬기로 했다. 속 시끄러운 일들을 모두 미뤄두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그러다 인터넷에서 글쓰기 모임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이 무의미하면서도 편안해지기 위한 나만의 짧은 시간을 내가 해 보고 싶었던 것을 하며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내 딴에는 과감하게 먹지도 못할 것에 투자하기로 하고 모임을 신청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전업 작가의 꿈을 위해 나의 남은 시간을 계속 꿈꾸던 것을 글로 옮기며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상태이다. 물론 생계를 짊어진 가장이기에 당장 다음달 최대한 늦춘다고 해도 22년 1월에는 다시 취직 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지만.

준비된 자에게 미래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준비를 시작한 자에게도 늦은 시기란 없을 거라고 믿는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하고, 열심히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꼭 흡족하다거나 성공할 거라고는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감나무에 올라가지 않고는 감을 딸 수 없고, 감나무에 오르더라도 시기가 맞지 않으면 단감을 얻을 수 없다. 준비하는 자가 되는 것은 좌절과 불안과 생활고를 각오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으름을 피울 수도 있을 것이고, 중도에 뜻이 달라져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또 어떤가? 일단 시도해 보았고, 마음속 갈등도 충분히 겪어 낸 후의 일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흘려보냈던 시간에 비해 내가 선택하고 결심한 것을 실행에 옮겨 보았다면 도전해봤다는 경험 자체로 자신에 대한 뿌듯함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당연히 그 뿌듯함이 앞날의 또 다른 시련을 맞서야 할 때 자신에 대한 신뢰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니 예전에 비할 수 없이 수월하게 넘겨내는 밑거름이 되어주지 않겠는가!

나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한 가지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바로 영원히 포기하는 것이다. 행동은 하지 않을 수 있다. 성공에 대한 생각이나 꿈이 없어도 된다. 그저 매일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제 몫을 하는 것이며, 존재하는 것 자체가 태어난 의미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포기란, 꿈을 꾸고 이루고 싶다는 열망이 있음에도 결과가 요원하게 느껴진다거나 어차피 안 될 거라며 스스로 포기하고 다시 해 볼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의기소침해지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감을 잃고 포기한 것을 후회하면서도 재도전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마지못해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포기하지 않고 가본다면 비록 원하는 것을 얻어내거나, 그 수준에 미치지는 못 한다고 해도 분명히 얻는 것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가장으로써의 책임을 잠깐 내려놓더라도 꿈을 쫓아가 보기로 매일 새롭게 다짐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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