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마른 개천에서 구조한 아깽이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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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빠진 고양이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집사의 마음이란......

나는 어릴 때부터 유난히 인적은 적은 산에 둘러싸여 자랐다. 그 와중에 집에는 해바라기와 여러 작물들을 키우는 동시에 동물도 꽤 많이 키웠는데 개는 대형 견종 열 마리 정도를 키웠고, 토끼와 염소, 돼지와 오리, 큰 닭장을 만들어 수십 마리의 닭들도 함께 키웠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산에 둘러싸인 집은 도시임에도 아스팔트는 거의 볼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몇 종의 개미와 지렁이를 비롯해서 지네와 땅강아지들도 흔하게 보며 자랄 수 있었다. 그렇게 자란 덕분인지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벌레 몇 종을 제외하고는 딱히 벌레를 포함한 동식물들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함께 살고 싶었던 동물은 개였는데 실제로 독립 후에 자리를 잡아간 직후부터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었다...

집사의 일상 2022.09.21

긴 오프에 이성을 상실했다

간사한 이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Nov 23. 2021 밤에만 근무하며 월 15일을 일하는 어찌 보면 요즘 같은 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직업에다 일 해본 중 전반적으로 가장 좋은 분들과 근무하니 내 인생에도 이런 때가 있구나 싶을 지경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집순이인 나는 약속 취소가 가장 반가울 정도라 너무 긴 -휴가 같은- 오프에 할 일을 쌓아두고도 폰만 잡으면 하루가 순삭 되는 놀라운 매일의 일상에 죄책감이 들 정도다. 게다가 긴 오프로 인해 오프 전 근무가 약간 힘든 느낌도 없잖아 있었음에도 근무 수정을 요청하지 못하는 것은 막판에 몰아쉬는 오프가 너무 유혹적이라는데 있다.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부에도 게으를 것이 분명한데도... ㅠㅠ 예전 같지 않게 새삼 내 나이의 무거움을 느끼며 그럼에도..

만학도의 일상 2022.09.11

크리스마스 캐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

12월 하면 크리스마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이어서 자연스럽게 캐럴을 흥얼거리게 된다. 어려서부터 캐럴의 가사를 따라 부르면서도 늘 궁금한 것이 있었다. 제목은 모르지만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 캐럴 중에 「울면 안대 울면 안 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대~ 」라는 캐럴이 있다. 늘 궁금했지만 누구도 순수한 의문을 순수하게 받아들여 대답해 준 사람은 없었다. 질문은 왜 울면 안 되지? 우는 것은 잘못인가?라는 것이다. 간혹 유난히 애어른 같은 아이를 대하는 어른들의 반응은 보통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 거나 안타깝다는 듯 혀를 차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았다. 뭔가 다른 사연이라도 알고 있지만 자신은 어떻게 해 줄 수 없다는 듯이. 회사 동료 중 한 명은 자신의 아이가 별 ..

집사의 일상 2021.12.12

묘생 최초 캣닢 장난감을 본 진이 평소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초흥분모드입니다@@

청소를 할 때마다 거의 매일 새로운 유치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그다지 잘 챙겨주고 있는 것 같지 않은데도 아깽이들은 알아서 자라고 있나 봅니다. 누나들에게 쫓겨다니고 가끔 억울하게 혼이 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도 있는 것 같지만 아깽이 형제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로지 열심히 놀고 열심히 먹고 누나들에게 냥 펀치를 맞고 귀를 물려 납작하게 찌부러지면서도 열심히 쫓아다니며 귀찮게 하는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냥 귀엽지만은 않은 것이 이제 성묘가 다 되어가는 탓에 집 안 곳곳에 마킹을 하는 등의 모습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는지 모르게 벌써 중성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까지 와 버렸습니다. 임시보호라고 스스로 세뇌하는 중이지만 어디서도 연락은 없는 현실 앞에 아깽이들을 내보내려니 차마..

집사의 일상 2021.12.12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로 격한 사냥 놀이를 즐긴 고양이들

고양이들의 컨디션 회복은 사냥 놀이가 최고!! 크리스마스 선물은 이미 개봉되었다. 최근 고양이들의 움직임이 둔하고 모든 일에 시큰둥한 반응이라 날씨 탓인가 했지만 벌써 보일러를 돌리기엔 이른 것 같아 더욱 격하게 놀이 시간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채리는 이틀 전까지도 파를 씹어댄 탓인지 움직임이 거의 없이 전기담요와 이불 사이에서 은둔하고 있어 더욱 걱정스러웠다. 설사를 하는 녀석, 문 앞에 버티고 서서 낮게 울어대는 녀석, 은둔 묘를 자처하고 움직임을 거부하는 녀석. 고양이들의 이런 모습들을 확인할수록 심란함이 더해지는 나날이었다. 할 수 없지 하면서도 놀이 시간을 길게 만들고, 크리스마스를 위해 숨겨두었던 장난감들을 새로 꺼냈다. 녀석들아 이제 크리스마스에는 따로 선물 없다~ 어쨌든 새로운 장난감은 약..

집사의 일상 2021.12.07

해리에게서 내가 보인다

해리를 유난히 아끼는 것은 사실이다. 해리를 보면서 나의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해리와 다른 2마리의 고양이들의 관계는 미묘하게 차이가 있는데 이를 느낄 때마다 나는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떠오르곤 하는 것이다. 회사나 학교에서 특별히 인간관계가 나쁘거나 업무나 수업에서 뒤처지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늘 집에 와서 뻗기 직전의 지친 상태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 때문이다. 누군가는 특이함과 평범함의 차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세상 모든 사람은 같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누구 하나가 기준이 되는 게 옳다거나 진리가 정해져 있어 영원불변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일단 타인에 대한 깊은 터치는 주고받을 수가 없다. 적절한 거리감을 맞추기가 어렵고 귀찮..

매일 한 챕터 2021.12.02

산책 묘 해리의 우울

해리는 올해 말이면 묘생 8년 차 정도가 된다. 집사가 되게 한 고양이이자 현재 5 냥이들의 대장격인데도 큰 덩치가 무색하게 어리광도 많고 삐침도 잦은 소심한 질투쟁이다. 담당하셨던 선생님들이 외동 묘로 키우라거나 다른 고양이는 들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직, 간접적으로 꼭 한마디 하셨을 만큼 그 성격이 티가 났었나 보다. 처음에 어리바리 초보 집사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덩치와 생김새만으로 멋있고 듬직하다고 착각했었다. 질투가 많은 만큼 처음에는 다른 고양이들을 데리고 올 때마다 의기소침해하다가 점점 하악질을 하고 주먹질까지 하는 모습도 보였었다. 단 내가 보지 못하는 시간에 그랬었기에 한참을 모르고 넘어가면서 다른 고양이들이 해리를 보기만 해도 도망치는 모습을 보면서 의심하다가 ..

집사의 일상 2021.11.29

느긋한 듯 둔한, 진이

침대에서 느긋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자고있다가 해리의 냐-앙! 한 마디에 발까지 부르르 떨면서도 결코 일어나 도망가지 않는 진이의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우스운지 참지 못하고 파안대소하고 말았다. 이런 모습은 5고양이를 키우면서 단 한번도 목격해 본 적이 없었던 탓에 순간 너무 어이가 없었다. 멀리서라도 해리의 움직임이 포착되기만 하면 쌩하니 내빼기부터 하는 행복이와 달리 진이는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도 그대로 하늘을 보고 누운 자세로 앞발만 바르르 떨고 있을 뿐 역시나 소리한 번 내지 못하고 얼어있었다. 그저 잠이 덜 깨어 그런것일까? 아니면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던 것일까? 야생의 배고픔이나 고생을 겪어본 적이 없는 녀석이니 적자생존의 경험이 없어 그럴 수도 있을것 같다. 그런 면에서 행복이와 진이..

집사의 일상 2021.11.29

준비하는 자가 되어보자

집값이 어떻고 환경 오염이 어떻고 다들 걱정들이 많은 요즘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경제 상황도 건강도 순조로웠던 적은 별로 없지 않았던가? 늘 경제 상황이 호전되었다거나 환경 오염이 나아지고 있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이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것. 어떤 일이든 틈새는 있고 적절한 방법을 찾아 길을 먼저 선점하는 자들에게 위기는 곧 크나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일을 행하느냐 생각만으로 그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언젠가 티비에서 유명가수가 나와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의 부친이 자신에게 해 주었던 말 중에 작심삼일을 삼 일마다 하면 1년이 된다는 것이었다. 사람들도 머리로는 알고 있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단지 나의 경우 미리 포기하고 아예 시작도 하지..

매일 한 챕터 2021.11.28

산타와 루돌프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오늘도 어김없이 늦은 새벽이 되어서야 잠들어 오후에 눈을 떴다. 아~이게 아닌데......눈을 뜨는 순간부터 찬송가가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이 되더니 어느 순간부터인가 캐럴들이 마구잡이로 재생되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버려 둔 결과 루돌프 사슴코로 시작하는 캐럴이 무한 반복되기 시작했다개인적으로 이 캐럴을 흥얼거릴 때마다 의문이 있었다. 만약 산타가 반짝이는 루돌프의 코에 신경을 쓰지 않고 내버려 뒀다면? 아니면 루돌프를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할 천리마로 채용하고도 다른 사슴들에게 루돌프의 코에 대한 인정의 말 한마디를 잊고 넘어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산타의 말이 없었어도 평소 반짝이는 남다른 코로 인해 다른 사슴들의 외면을 받고 외톨이로 지내던 루돌프..

매일 한 챕터 2021.11.28

진이, 어리숙한 아기 고양이

진이는 형제 고양이인 레오에 비해 골격이 크게 태어났다. 까만 털은 성장 할수록 윤기가 흘러 보기에도 후광이 비칠 듯한 모질을 가진 녀석인 것이다. 그에 비해 성격은 너무나 유순하고 소리를 내야 할 때도 입만 벙긋거리다 마는 것은 힘이 달려서 일까? 타고난 골격은 크고 단단하지만 그 속은 속 빈 강정 같지 않을까 싶기도 한 것이 이 녀석은 배가 고파서 식탐이 한창일 때도 급한 마음에 젖병을 잘 못 빨고 번번이 놓치거나 너무 급하게 먹어 사레가 들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젖병 물리기 초보였던 나도 녀석에게 분유를 먹일 때는 덩달아 긴장해서 더욱 합을 못 맞추어 더 고생시켰던 것 같기도 하다. 아직도 가끔 진이가 먹을 것을 잘 못 받아먹고 손에 덜어주는 것 까지도 레오에게 빼앗기고서는 입맛만 다시다가 괜히 아..

집사의 일상 2021.11.26

채리 발치 하는 날

은둔 묘 채리가 침대 위 이불속에서 며칠 동안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평소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어슬렁거리는 일이 거의 없었고, 아깽이들이 한창 활기가 넘치는 시기였기 때문에 그 녀석들을 따라다니며 어질러진 물건들이나 위험한 물건들을 정리하거나 녀석들의 상태를 케어하느라 더 신경을 쓰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너무 조용한 모습이 마음에 걸리고 자주 몸을 숨기던 곳이 아닌 침대 위 붙박이를 자처하고 있는 것은 뭔가 내게 알리고 싶어서였을까? 둔해빠진 나는 계속 신경이 쓰이면서도 별다른 이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채 이제 아깽이들이 뛰어다니는 상황에 익숙해진 것이려니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며칠 후부터는 채리가 아예 이불 속에 들어가서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집사의 일상 2021.11.25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우스갯소리처럼 간호과 1학년은 고등학교 4학년이라고들 한다. 계속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 보니 아직도 2학년인 나는 졸업까지 까마득하게 먼 날들이 남아있다. 아직은 과제도 시험도 숨을 못 쉴 정도라거나 게으름을 부리지 않는다면 쌓여서 다른 무엇도 돌아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 미리 걱정을 하는 것은 숨 쉴 틈도 없다는 고 6으로의 진급을 앞두고 있고, 그 시간이 어떤 식으로 펼쳐지게 될지 대충 알고 있기에 오히려 더욱 겁을 먹게 되는 것이다. 3학년이 되면 그야말로 교내외의 실습을 병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실습으로 인해 채우지 못하는 수업 시수를 맞추기 위해 소위 2 배수 수업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즉, 2시간 수업을 4시간으로 몰아서 하면서 과제는 과제대로 쌓이고, 수시로 모의고사와 ..

만학도의 일상 2021.11.23

이 사랑스러운 쫄보들

임시 보호 중인 2마리 형제 고양이들은 이제 겨우 예방 접종 1차를 시작하게 되었다. 얼떨결에 구조를 하게 되었지만 5마리를 돌보기에는 내 능력으로는 한계가 명확했기에 살려만 놓고 입양 사이트를 알아보든지 안되면 내보내야지 더 이상은 나도 너무 힘든 상황이라 키운다는 생각은 1도 없었고, 지금도 누군가 둘을 갈라놓지 않고 잘 보살펴 줄 수 있는 능력 있고 좋은 사람이 나타나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보내야지 하고 알아보았지만 여태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는 터라 미루다 보니 아직 예방접종도 중성화도 하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집에 있는 예민한 둘째의 이빨 상태가 양치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심각해진 상태라 거금을 들여 부분 발치와 스케일링을 하게 되었다. 담당의사 선생님도 내 사..

집사의 일상 2021.11.22

내 인스타 그램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최근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 보려고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인스타그램이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해 보니 도대체 내 게시물 노출이 제대로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ㅠㅠ 제대로 이해하고 운용하기 전까지는 조심스러워 팔로워도 소심하게 하고 있는 중ㅎㅎ;; 우선은 컴퓨터와 친해지기 부터 해야 할 것 같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은 요즘이다. https://www.instagram.com/p/CWisXcdBf33/?utm_medium=copy_link

만학도의 일상 2021.11.22